"눈이 시큰, 목이 따끔"…가구에 '발암물질'
새 아파트의 실내공기는 입주하기 전보다 오히려 입주해 살면서 더 나빠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새로 들여온 가구들이 주범이라는데요.
주부 고혜선 씨는 올해 초 새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가구를 새로 들여놨습니다.
실내 장식도 바꿨습니다.
1년이 다 됐지만 아직도 화학물질 냄새에 시달립니다.
[고혜선/지난 1월 입주 : 공기를 정화시켜주는 기능이 자동적으로 있는 기능이었는데,
요리를 하지 않는데도 밤에 수시로 작동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 공기가 많이 안좋아서…]
주부 정연순 씨는 지난해 11월 이사를 하면서 옷장과 소파 등을 모두 새 가구로 바꿨습니다.
벌써 10달이 지났지만 새 가구에서 나는 냄새 때문에 여간 고생이 아닙니다.
[정연순/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 장롱을 이렇게 열어놓으면 눈하고 목이 아프니까,
창문을 다 열어놓게되요. 몇개월 지났는데도 선풍기 틀고해도 아직은 환기가 잘 안돼는 거 같아요.
그래서 긴시간이 필요한 거 같아요.]
조사 결과,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방출량이 옷장과 서랍장에서
특히 심해 다른 가구에 비해 서너배 많았습니다.
이에 비해 소파 같은 가죽제품에서는 톨루엔이나 벤젠 같은 휘발성 유기 화합물이 다른 가구보다 많게는 6배까지 방출됐습니다.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신경계손상을 일으키는 물질로 가죽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사용돼 천연가죽에도 예외 없이 묻어있습니다.
특히 포름알데히드는 한 달이 지나도 방출량이 3분의 1밖에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이런 '새집증후군' 현상은 시일이 지나면 가라앉게 마련입니다.
그렇지 않고 계속된다면 실내 개조나 새 가구가 원인입니다.
신축 아파트 72가구를 대상으로 국립환경과학원이 3년 간 조사한 결과로도 입증됐습니다.
실내공기 오염물질 농도가 입주 전보다 입주 2달 뒤에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1급 발암물질 포름알데히드 농도는 입주 뒤에 6배나 높아졌고, 3년이 지나도 2/3밖에 줄지 않았습니다.
포름알데히드 성분의 접착제가 가구 내부와 틈새에 사용돼 쉽게 날아가지 않고 서서히 방출됩니다.
새 가구의 유해물질은 온도와 습도가 높을수록 잘 배출됩니다.
SBS안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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